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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엘 리뷰

BL 인간관찰일지 - 세람

by 캐롤의법칙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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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찰일지 본편 2권 완결 / 외전 1권

세람 지음

블루M 출판사

 

 

* 배경/분야: 현대물, SF물, 관찰일지+소설 형식
* 작품 키워드: 키잡물, 피폐달달물, 성장물, 일상물, 코믹/개그물, 애증, 감금, 오해/착각, 인외존재, 초능력, 나이차이, 공시점+3인칭시점

* 공: 라델 ─ 아르케아의 전직 통령. 한 번에 수십만 명의 정신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친구에게 인간을 받아 키우게 되었다.
#외계인공, 수덕후공, 무심공, 후회공, 헌신공, 동정공, 사랑꾼공, 대형견공, 수한정다정공, 수한정울보공, 복흑/계략공, 순정공, 상처공, 집착공, 재벌공, 절륜공, 천재공, 호구공, 귀염공

* 수: 김인우 ─ 외계인에게 밀렵당해 외계 행성으로 오게 되었다. 지구에서는 배우였으며, 현재 라델의 애완용 인간으로 키워지고 있다.
#인간수, 배우수, 미인수, 능력수, 까칠수, 굴림수, 고생수, 상처수, 다정수, 단정수, 얼빠수, 츤데레수

 

 


우울증에 걸린 라델은 어느 날,
요즘 애완동물로 유행이라는 ‘인간’을 받아 키우게 된다.
지능도 낮고 연약한 육체에 까다로운 생물체지만,
조금씩 길들여 나가며 귀찮게만 여기던 인간에게 점점 마음을 쏟게 되는데…….

 

- 작품 소개 : 리디북스, 알라딘

 

 


매우 독특한 관점에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라델이라는 외계인은 지구를 포함 우주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과 힘을 가진 종족이자 그 무리의

최고이나 오랜 전쟁과 그가 가진 정신 능력의 과도한 사용으로 우울증에 걸려있다.

이 종족의 특징이 정신계 초능력을 갖고 있다는 건데, 단점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로인해

감정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우울증에 걸릴 시 자살 등 충동적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는 점.

 

아무튼, 그런 라델을 뒤에서 조종 겸 돌보는 에...뭐시기였지 ㅋㅋ 암튼, 주변 인물에게 인간을 받게 됨.

원래 애완동물로 인간을 키우는 건 불법이지만, 알음알음 다 키우고 있는 모양.

라델이 사는 세상은 지구보다 월등한 과학 기술과 지적 생명체가 사는 곳이지만,

그곳도 다양한 종족이 부대껴 살다보니 온갖 인간 세상과 똑같은 범죄와 생각, 생활을 영위해 감.

 

일단 라델의 종족부터 인간과 차이가 없는 외형을 가지고 있으나 크기는 남다른데,

그 비교를 인간=햄스터 정도로 보인다고 하니 얼마나 클지 상상이 안 된다.

 

그렇게 라델은 우울증 극복을 위해 관찰 일지를 쓰게 되고, 소설은 그가 쓰는 관찰 일지를 토대로

진행된다. 그래서 무척 특이하면서도 어딘지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말 그대로, 인간과 언어가 통하지 않는 진짜 짐승처럼 사육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 우리가 고양이, 개, 햄스터 등을 키우는 기분을 제 3자의 눈을 통해 고스란히 보는 것 같달까.

그런데 그 대상이 인간이란 점이 묘한 불편함을 안겨준다. 한편으론, 납치된 인간이 처한 상황이

마치 고통과 허무함이 공존하는 인생과 겹쳐져 우울한 느낌마저 든다.

(왜 키워드에 피폐함이 있는지 알게됨)

 

반면, 그렇다고 마냥 처지는 내용은 아니다. 내 감상으론 그다지 코믹스러운 건 아니지만, 중간중간 

피식 웃음이 새거나 조금 황당한 두 주인공의 반응이 불편한 틈을 메꾸어 준다.

 

관찰 일지를 토대로 공의 시점에서 전개되던 소설은 중반부 부터 김인우라는 인물의 초점에 맞춰진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인우의 인생은 되는 것 하나없는, 속된 말로 팔자가 사납다 할 만한 인물.

그렇지만, 납치되고 라델에게 길러지는 우울, 좌절, 절망하는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살고자 한다.

 

라델은 김인우가 궁금해졌다. 그들의 능력 중 또 하나는 신체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래봤자, 실제 인간보다는 월등히 높은 체고를 자랑한다. 게다가 이들은 알파, 오메가 성질도 있다.ㅋㅋㅋ

뭔가 이 설정은 애써 끼워 맞춘 듯 하지만, 어쨌든.

 

사실, 라델은 원래 감성과 감정이 풍부한 인물 같다. 그런 사람이 심리적 지배를 당해 전쟁으로 타종족 말살을

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걸리고, 심지어 자신의 기억까지 삭제하면서 무감각해지는데,

김인우를 통해 자신의 무정함이 점차 틀을 깨고 나오고자 한다.

 

두 주인공의 감정에 따른 변화무쌍한 현실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오락가락하는 인우가 답답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겪은 일들이나 본인이 가진

감정과 애정의 결핍이 쉽게 라델을 받아들인다면 그게 더 개연성이 없었을 듯.

 

다만, 초반에 비해 독특한 분위기는 좀 흔한 클리셰를 바탕으로 한 결말로 이어지는 아쉬움은 있다.

물론 엔딩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중후반부가 좀 질질 끄는 느낌도 있고.

 

그러나 여러모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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