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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리뷰씨

심리학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이동귀

by 캐롤의법칙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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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귀 지음

트위터에 이 책이 잼있다는 나름 홍보글에 ㅎㅎㅎ 속아 다행히 '빌린 책'

많은 사람들이 들어봤고 알고 있는 심리 법칙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특별히 깊이가 있거나 인문학적 교양서적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간결하고 참고 자료들 또한 독자가 심리 용어만 검색하면 알 수 있을 만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큰 흥미를 끌진 못 했다. 다만, 수 만가지 심리 용어를 간단히 정리해 놓은 것으로 킬림타임용으로 보기엔 괜찮은 편이다.

이게 2017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오를 정도로 베스트였나 보던데.... 암튼 사람들은 '심리'에 관한 거라면 참 좋아한다란 생각도. 인문학 교양 관련 주제 중에 심리가 거의 베스트 이지 않을까. 읽어봤자 본인 심리도 모르는 것들이.ㅋㅋㅋㅋㅋㅋ 어휴. 이런. 죄송.

갑자기 그 옛날 씹원짜리 사장이 자기 심리 책 많이 읽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잘 안다고 씨부렁거리던 게 생각나서 순간 비아냥거렸다. ㅋㅋㅋㅋㅋㅋ

그중 정리해 놓고 싶은 심리용어를 몇 개 추려 보았다.

 

 


1.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운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심리 현상. 주변 사람들을 속여 왔다는 생각에 불안해 한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성공의 요인을 자신의 능력이 아닌 외부로 돌리며 스스로를 사기꾼 혹은 무자격자라고 인지하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영문 임포스터가 사기꾼 또는 협잡꾼을 뜻함)

쉽게 얘기하면 능력과 성실로 성공한 사람이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내 능력이 아닌 운이 좋아서라 폄하하며 지나치게 성실하고 완벽주의적인 면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신경과민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른 방어기제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겪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는 좀더 개인의 성장 환경과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자라면서 가정이나 학교(사회)로 부터 인정과 애정을 적절히 받지 못 한 사람들이 자주 보이는 듯 하다. 여기엔 '나'도 포함된다.

대부분 내성적인 면이 보이는데, 반대로 사교적인 사람 중에서도 보인다. 그들은 주로 남들이 보기에 밝고 성실하고 나쁜 점은 하나도 없어 보여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린다. 이는 착한아이 증후군 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궁극적으론 남들이 자신을 좋게 평가한다는 걸 견딜 수 없어 하기에 생기는 작용이란 점이 다르다.

나역시 인정과 애정을 받는 환경에서 자라지 못 했기에 회사를 가든 무엇을 하든 누군가의 칭찬이 어색한 편이다. 또한 아무리 지인이 잘 했다 해도 그것은 엄연히 '지인' 이기에 나한테 할 수 있는 당연한 말로 생각해서 진심이나 깊이 받아들이는 편이 아니다. 칭찬을 듣더라도 '어차피 운이 좋았어 ' '이번 한 번뿐인 거야.' '괜히 들떠있으면 안돼' 라며 애써 무시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방어기제의 일환이기도 하다. 칭찬이 아닌 불호의 의견에 내가 다치는 걸 미리 방어하고자 하는 의미다. 장점이라면 혹평을 받아도 그 충격에서 금세 빠져나올 수 있는 반면, 호평을 받아도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점일 것이다. 자존감도 높이고 남의 평가와 인정을 담담히 받아들이기 위해선 자신을 믿고 신뢰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나, 이 또한 주변의 인정과 애정으로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2.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

 

도박에서 줄곧 잃기만 하던 사람이 이번엔 꼭 딸거라고 생각하는 오류.

 

실제 도박 게임에서 나온 용어이긴 하나 보편적으로 현실 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심리학이다.

이번에 같은 숫자가 연달아 두 번 나왔으니 다음에는 세 번 나올 것이다, 혹은 이번 게임에 돈을 좀 땄으니 다음 게임에선 더 많은 돈을 딸 수 있을 것이다 란 불확실에 대한 낙관론에서 비롯된다.

도박도 그렇지만 인생도 마찬가지다. 낮은 확률의 복권을 계속 사는것, 오를 것 같은 주식에 계속 투자 하는 것. 그리고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자신의 미래에 계속 기대를 거는 것.ㅋ

이번엔 실패했지만 다음엔 성공할지도 모른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중요하나 이 심리의 오류는 특정한 계획이나 바탕이 없다는 점이다. 오롯이 느낌만으로 결정된다는 것.

왠지 모르게 나는 꼭 이것으로 성공할 것 같다?

사실 그저 느낌일 뿐 특별한 계획이나 어떤 성공 바탕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애매모호한 긍정적 희망사항에 사활을 걸곤 한다.

 

 

3. 램프 증후군(Lamp Syndrom)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해 마치 알라딘의 요술 램프 지니를 불러내듯 수시로 꺼내 보며 걱정하는 현상이다.

 

한 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로 '과잉근심' 이라고도 한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걱정거리를 말하는데, 요즘 시대에선 이를 광고의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당장 무언가 큰일이 난다거나 뒤처진다는 느낌을 주며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해서 당장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사람이 하는 걱정의 4% 정도만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96%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96%의 걱정은 하나 마나 한 셈이다.

 

 

아. 그렇다. 뭐, 심신수련을 위한 불교 책, 명상 책들을 봐도 이런 얘기는 꼭 나온다. 남의 일에 관심 갖지 말라, 쓸데없는 참견을 하지 말라, 걱정과 근심은 부질없는 것이니 모두 잊고 버려라 라는 식의 내용들.

나 또한 한 때 과잉 근심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어느 한 순간, 불안감이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지금 일어난 일도 아니고 모르는 일은 잊어버리자 신경쓰지 말자며 버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사람이 현실이 불안정하고 원치 않는 일들이 생기면 자연스레 근심이 딸려오기 마련이지 않은가.

근심없이 사는 사람은 없겠으나, 근심을 해결하며 사는 사람은 분명 있을 터. 음. 부럽군.

 

 

 

4. 베블렌 효과(Veblrn Effect)

가격이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계층의 허영심이나 과시욕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다.

 

주로 상류층을 상대로 한 심리용어인데, 일종의 과시욕이다. 사회적 문제로는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이라 하는데. 흔한 말로 돈있는데 돈쓰는 게 뭐 어때서? 이거나, 시장 경제가 돌기 위해선 돈을 써야 하는데 뭐 어때서? 이겠으나, 정작 사회, 경제를 움직이는 주축은 중산층이기에. 상류층의 과도한 소비와 낭비의 모습이 되려 돈을 많이 써줘야 하는 중산층에 심리적 박탈감으로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중산층을 바라보는 하위 계층에도 해당된다. 상류층을 겨냥한 중산층의 무리한 소비 지출을 유도하는 행태는 결국 하위 계층에게 똑같은 박탈감을 주어 위축감과 심리적 허탈감으로 작용되어 사회 분위기를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인의 눈에 '없어 보이는' 것을 싫어하는 심리, 즉 열등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과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일명 '벼락 부자' 가 된 사람들한테 잘 보이는 특징. 뭐, 드라마에서 많이 보는데 미디어의 폐해...라고 하기엔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 부자도 아닌 사람들이 얄량한 자존심과 돈을 좀 만지기로서니, 상대를 업신 여기며 명품과 억대의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과시하는 모습들.

이거와는 다른 의미인데, 예전에 '허니버터칩' 이 한창 난리였을 때. 나는 정말 거기에 편승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애초에 너무나 뻔하게 보이는 상술에, 마치 그 과자를 먹지 않은 인간은 현대인이 아닌 것처럼 폄하하는 무리들 까지 생기고, 몇 천원짜리 과자를 몇 만원, 몇 십만원에 판매되는 와중에도 해당 업체는 인력과 자원, 물량 부족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도대체 몇 개월이나 끌고 갔는지.

'파노플리 효과'란 상류층을 선망하는 소비자의 소비 행태, '스놉 효과' 란 다른 사람이 구매한 물건이나 유행하는 재화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는 효과, '밴드왜건 효과'란 유행하는 재화의 수요가 높아지는 효과를 말하는 데 이 모두 위에 말한 당시 과자 열풍에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어느 순간 '허니 버터 칩' 이란 과자가 상류층을 상징하게 되고, 이걸 먹지 못 하면 상류가 되지 못 한다 착각하며, 너도나도 달려들어 결국 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업체의 상술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초반에 인기가 많다보니 물량이 부족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 수요를 충족 시킬 만한 여력이 안 된다는 걸 거의 1년 가까이 믿어야 하는 건가. 아니, 초반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가격과 수요 상태를 보며 업체는 과연 이게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겼단 말인가. 대중은 그걸 믿고? 나는 아직도 이해할 수 가 없다. 그 이후 허니가 들어간 다양한 제품이 나왔고, 이젠 허니 버터칩에 대한 수요도 줄었다.

생각해보면 시작점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분명 여기엔 처음부터 업체의 광고성 마케팅 특히 게임에서 레어템을 얻기 위해 달려드는 무분별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철저한 계산이란 생각이나, 뭐, 아무도 말이 없으니.

 

5. 보보인형 실험

인간은 직접적인 경험과 보상을 통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과 그 결과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모방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이다.

 

쉽게 얘기해 인간은 지식적 학습 뿐만이 아닌 실질적 경험과 행동을 통해서도 학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예로 들면 폭력적인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노출 된 아이는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보인형이란 그 한 예로, 어른이 보보인형(오뚝이 인형)을 때리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반복 시청하게 하면 아이들도 똑같이 행동을 따라한 다는 점이다. 이는 선한 의도로 착한 일을 한 아이에게 칭찬과 보상을 해주면 다른 아이들도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이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헛점도 많이 보이지만, 기본적인 이론이 꽤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에 많이노출된 환경에 있는 남자아이들 대부분이 성인이 되어 똑같이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와 관련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많이 보지 않았는가.(특히 가정폭력) 게다가 이제는 아주 흔하게 범죄자들의 어린 시절 환경을 연구하고 그들의 어린 시절이 폭력성과 가학성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범죄자가 왜?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고자 하면서도 그 해결 방법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단순히 환경적 요인뿐만일까?

 

보보인형을 때린 어른이 혼나고 처벌받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가장 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이론이 부족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위의 인용구는 매우 인상깊었다.

'처벌' '형벌' '대가를 받는 모습' 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착한 일을 한 아이에게 '상'을 내주는 모습을 보고 다른 아이들이 '상'을 받기 위해 똑같이 따라하는 것 처럼, 잘못에 대해 정당하고 적절한 처벌을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예로 가정폭력이 가장 대표적이다. 한국에는 매우 혐오스럽고 무시무시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옛말을 현대 사람들, 특히 법에 종사하는 인간들이 종교처럼 신뢰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부모가 싸운다고 경찰에 신고하면 어른이 아닌 아이에게 화살이 돌아오고, 아내가 신고해도 남편과 잘 얘기해 보라며 돌려보내는 경우는 말하기도 입아프며, 최근 뉴스에서 이런 행태를 꼬집다 보니 지금은 관련 법규도, 경찰들도 받아주긴 하나 크게 변한 모습을 보긴 힘든 게 현실이다.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떨어뜨려놓고 법적인 절차를 밟고 제대로 된 교육을 주었다면, 그 환경에서 자란, 특히 남자 아이들은 가정에서 폭력이란 옳지 못 하며 그로 인해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아이가 자라 가정을 이루었을 때 특히 잠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니, 처음에는 아빠의 폭력성에 무서움과 두려움을 느끼던 아이도 성인이 될 수록(힘과 몸이 커지므로) 상대적으로 약한 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권력이라는 그릇된 사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가정에서, 배우자를 상대로 한 폭력은 권력 뿐만이 아닌, 남들도 개입할 수 없는 자신만이 형벌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일종의 무소불위의 힘까지 행사할 수 있다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한다. 폭력성에 노출될수록 그에 따른 반감이 강해지는 것. 그런데. 주변에서 봐도 그런 경우는 많이 못 본 듯. 그런 환경에 노출된 사람은 본인의 성격부분에 결국 작게라도 결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6.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비관적인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앞으로는 잘될 것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는 합리적인 낙관주의다.

 

바로 나나나나! 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점은 앞을 잘 될 것이다- 란 생각까진 안한다는 점이나, 냉혹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이겨내지. 이 정도면 낙관주의자 아닌가. ㅋ

'미래지향적인 낙관주의' 와 '현실에 기반을 둔 합리주의'가 공존하는 거라는데.

대부분 이런 사람들이 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냉정하다, 성실하다, 현실적이다라고 평가되는 것 같다.

 

특히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동반하며 객관적인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바탕으로 한다. 스트레스 상황을 회피하는 비관주의자들에 비해 합리적인 낙관주의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주로 취하고 통제할수 없는 상황에서는 보다 융통성 있는 태도로 현실을 받아들인다.

 

회피도 하는 거 같은데..나님.ㅋㅋㅋㅋㅋ 현실을 잘 받아들이긴 하지. 현실을 받아들이되 회파하는 성향인 건가.

 

 

7. 스톡홀름 증후군 / 리마 증후군

 

둘은 매우 유명한 용어인데, '리마 증후군' 은 인질범들이 인질들에게 동화되는 것을 스톡홀름을 그 반대를 의미한다.

그런데 얼마 전 나는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용어 자체는 범죄자에 동화되는 것을 뜻하지만 애초에 생긴 유래는, 이 용어를 만든 심리학자가 당시 스톡홀름에서 생긴 은행 강도 사건의 인질 중 한 명인 '여성'의 사례를 들어 만들었다. 그래서 많은 미디어에서는 주로 여성 인질이 남성 인질범에게 감정적 동화를 일으켜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결과물들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당시 심리학자, 언론과 인터뷰했던 피해자 여성이 다시 진술한 '사실' 은 이러하다.

자신들이 살기 위해선 경찰과 정부의 협조가 중요한데, 당시 피해자들은 국가가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친절한 인질범들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자신들이 살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게 되었다고. 피해자들의 주장과 사실이 언론에 왜곡되고 특히 한 심리학자의 이론에 더욱 비틀어져 스톡홀름 증후군이 퍼진 것이다. 물론 범죄자에 동화된다는 것 자체는 이해하기 힘든 것고, 그런 현상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오롯이 흥미 위주로 편향된 미디어와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현상이 과연 이상한가 싶다. 여기에는 일단 '친절한' 범죄자란 타이틀이 필요하겠지만, 그 반대라 할지라도 상황상 국가가 되려 내 목숨을 '담보' 로 범죄자 소탕을 위해 행동한다고 보여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실제로 이런 테러의 상황에서 국가체제는 다수의 희생도 감수하는 선택을 한다.

2000년대 초반 러시아 초등학교 인질 참극이란 사건이 한동안 세계뉴스를 경악케 했는데, 러시아와 체첸이라는 나라간 특수성도 있지만, 당시 러시아는 대외적으론 아이들을 구할 것 처럼 여론을 진정시켰지만, 결국 무리한 진압으로 많은 아이들이 죽고 말았다. (500여명 정도 사망. 더 할 것으로 추정)

언론은 인질범의 자살폭탄이다, 인질범들이 총격을 가해 진압하다 벌어졌다 했지만, 애초에 사망자 수도 거짓으로 보도한 마당에 알 수가. 게다가 생존자 인터뷰 중, 인질범들 사이에서도 아이들이 많다 보니 의견 차이가 많았고, 오히려 도와주려 했다는 것을 보면.

스톡홀름 증후군 중 이해 안되는 건 일명 연인과 부모의 폭력에 대항하지 못 하고 상대가 자신을 사랑한다 여기는 심리 상태를 빗대는 점이다. 이건 오히려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에 해당 된다고 여겨진다.

상대로 하여금 자신에게 매달리도록 정신적 지배를 하는 것인데, 스톡홀름처럼 생명이 걸린 상황에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본다. 가스라이팅 당하는 대상은 보통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모든 상황이 상대에 맞춰져 있고, 보통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당한 상태가 많기 때문이다.

 

 

8. 악의 평범성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이 광신도나 반사회적 성격장애자가 아닌 상부의 명령에 순응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말하는 개념.

 

미국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에 의해 정의 된 개념. 그녀는 실제 유대인으로 미국으로 망명했는데, 전쟁이 끝난 후 참관한 전범 재판에서 아이히만이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명한 용어이다.

아이히만은 자신은 그저 직무를 수행한 것이었으며 악의 근원은 평범한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다. 그는 임무 수행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못했고 오히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거라 진술했다.

1961년 스탠리 밀그램이 행한 실험. 평범한 사람들에게 교사 역할을 맡기고 학생들이 단어 암기를 틀릴 때마다 전기 충격을 주도록 한 실험.(학생역은 연기자들이 함) 피시험자의 65%가 전압을 올려 권력을 행사.

 

...즉 굉장히 설득력 있는 지시가 주어지면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도덕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명령에 따라 얼마든지 가학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나치의 아이들' 이란 책도 추천하다.

아이히만이 말했듯 실제 전범자 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 거기에 그들의 후손들 역시 마찬가지다. 나치의 아이들은 그 후손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 이 또한 충격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흔하게 '군대'라는 사회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더 가깝게는 '회사' 를 통해서도. 지금도 간혹 들리는 회사내 왕따로 인한 자살, 간호사들의 태움, 군대내 왕따와 가혹 행위. 모두 집단이 한 명을 괴롭힘으로써 이루어지는데, 여기에는 상하관계, 상명하복과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논리가 아닌 권력행사일 뿐이지만.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 특히 도덕적 양심에 매우 약한 면이 많긴 하다. 그런데, 그게 혼자가 아니라 여러명이 되고 그 위에 권력자에 서는 순간 도덕적 양심은 어느새 합리적 생존권으로 바뀌게 된다. 게다가 혼자가 아닌 다수가 함께 힘을 발휘하니 훗날 죄책감을 나누기에도 매우 안성맞춤이지 않은가.

책임 전가, 책임 분산이란 단어를 통해, 권력자로부터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다수로 부터 집단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권력에 약한 남성중심 사회에서 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세뇌당하기 쉬운 환경일 수록 '악'이란 더 쉽게 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9. 침묵의 나선 이론(The Spiral of Silence Theory)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이 다수의 의견과 동일하면 적극적으로 동조하지만 소수의 의견일 경우 남에게 나쁜 평가를 받거나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하는 현상이다.

 

아, 이런 현상 요즘 너무 많이 본다. 특히 국내,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울수록 정치적으로 이런 양상을 커뮤니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커뮤니티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정부가 잘 하고 있다 칭찬하는 글에는 다수의 동조와 칭찬이 이어지지만, 조금이라도 정부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있을 때는 보수로 몰아가거나 반대 의견,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그리고 그런 게시글에 동조하거나 다른 의견을 내비치는 댓글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왜냐면 반대 의견을 내는 순간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정 커뮤니티가 정치적 색이 강한 곳도 아니고, 그저 다양한 다수가 모이는 공간인데도 한쪽의 여론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고립의 두려움' 이 있기 때문에 소수의 의견에 속한다고 느낄 때에는 자신의 의견을 감추어야 한다고 압박을 느껴 침묵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이는 SNS를 사용하는 현대인에게 더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소수의 파워 유저들의 영향력에 지배당하기 쉽기 때문이라 한다. 단 한명의 인플루언서가 유행을 타면 너도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자 한다. 특히 그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인기가 많다면, 소수의 비판하는 의견은 비난과 악플로 매도되어 버린다.

이건 쉽게 여론 형성 관점에서도 볼 수 있다. 책에서 예로 든 건 선거철과 후보군에 대한 여론 조사이다. 선거철이 다가올 수록 선호도 조사나 특정 후보에 대한 편중을 감시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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