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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가짜 세상에 살다.

by 캐롤의법칙 2018.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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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과 무심함 속에 버스를 타고 회사를 간다. 인사 페티쉬 있는 직원 두명에게 밝은 인사를 한다. 그래봤자, 이야기를 하며 수근거린다. 이유는 그저 본인들 마음에 안들어서. 본인은 조울증이라 우기지만 여러모로 분노조절장애와 소시오패스의 중간쯤인 사장과, 멍청이인 동료가 나에게 묻고 강요하고 행동을 요한다. 최대한 가면을 쓰고 친절하게 그들에게 응대한다. 능력에 비해 일이 많고, 것도 없이 욕먹지만 어쩔 없다. 이게 나의 한계라는 점도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지칠대로 지친 정신을 이끌고 집으로 온다. 그러나 집이라고 편한 아니다. 마시는 엄마, 도통 무슨 일인지, 일들을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해봐야 소용없다. 말은 듣지 않으니까. 심지어 잊어버리니까.

적당히 응대하고 방으로 들어온다. 공간에 들어와도 편치 않다. 얼른 씻고 자야하지만 기어코 컴퓨터를 킨다.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의 영상과 사진을 찾아보고,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며 인터넷 카페 글들을 살펴본다. 어떤 글에는 공감을 어떤 글에는 미움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일명 덕질 것을 찾는다. 그리고 세계에 나름대로의 규칙과 픽션을 그려낸다.

나만이 입장할 있고, 나만이 주인공이며, 나만이 이야기의 주체이다. 오직 나만이 세상의 주인이다. 세상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다.

 

연예인, 소설, 영화, 드라마, 예능… 없이 내가 만든 세상에 살고 싶어한다.

이젠 굳이 내가 주체가 되지 않아도 상관없는 같다. 남이 먹는 모습, 남이 연애하는 모습만으로도 가짜 세상을 만들 있다

마치 가짜 세상도 현실의 모습이라 착각하면서.

 

유사연애, 유사육아, 자아의탁하는 현상은 아이돌 세계가 아니라도 어디든 똑같다는 생각이다

소설을 읽어도, 주인공에 자신을 대입하기도 하고 배우와 영화를 보며 역시 같은 현상을 보인다.

 

현실에서 벗어나 무언가에 빠지고 갈망하기 시작하면 모두 똑같아 지는 같다.

가짜 세상 만들기.

 

세상에서 나는 천하무적이다. 모든 있으니까. 그러나 잠시라도 눈을 뜨면 세상은 사라진다. 현실이 아니니까.

 

위의 시작 문단은 거짓말이 아니다.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며 겪었던 것이다.

(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그건 나중으로.) 

 

가짜 세상에도 건강한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건강한 가짜 세상은 설사 현실도피용이라도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때가 되면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나쁜 가짜 세상은 현실과 가짜를 혼동하게 된다. 특히 아이돌 세계가 제일 심한 같다. 아이돌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현생을 모두 거기에 바친다. 그들이 하는 서비스 차원의 자본주의적 말과 행동 하나에 모든 감정을 소모한다. 심지어 그들과 자신이 깊은 유대관계에 놓여 있다고 착각도 한다. 하지만 우린 모두가 너무 뼈져리게 알고 있다. 그들의 행동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 진실 아니라는 말이다.

 

역시 똑같다. 조금이라도 현실을 잊기 위해 가짜 세상을 만든다

세상은 잠시나마 무척 행복하고 기쁘고 재미있다. 그러나 가짜 세상에 머무는 시간은 결국 점점 짧아져 어느 순간 사라진다

그리고 다른 가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찾아 나선다.

 

문제는 모든 요소를 이런 세상을 만드는데 소비한다는 거지만, 이것만큼 가성비 제일 좋은 해소 방법이 있는가 싶다. 쉽게 빠지고 쉽게 만들고, 그리고 쉽게 버릴 있는. 그러나 계속 이런 걸로만 해소하다보면 자신의 현실에는 처절함과 구질구질함만 또렷이 보일 뿐이다.

 

별로 건강하지 않음을 알기에 발을 빼거나 다른 방법을 찾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이것 또한 현실이 따라 주질 않는다

내딛을 때마다 걸리는 현실의 박힌 돌들.

 

알고 있다 한들, 나는 가짜 세상을 만들 것이다.

현실 , 쓰레기 같은 소굴에서 뒹굴고 있어도 눈은 가짜 세상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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