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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엘 리뷰

저승꽃감관 - 에복

by 캐롤의법칙 202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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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별점 5개.

키워드 - 절륜공, 다정공, 헌신공, 강공, 계략공, 미인공 등등

            미인수, 울보수, 능력수(?), 다정수, 굴림수, 헌신수 등

 

 

예전부터 동양풍 장르 장바구니에 모셔뒀던 건데 볼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읽어봄.

망설였던 이유가 일러스트 속 메인수의 아방한 모습이 넘나 어린애 같아서...ㅋ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일러속 메인수의 

모습이 매우 찰떡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음.ㅎ

 

그냥 예쁜 여자애처럼 생긴 어리버리하고 낭창낭창한 소년미를 생각하면 되는데, 다행인건 소설속에서 

성인임........뭐 작가님 묘사가 워낙 육아물 같아서 머리에 힘주고 읽긴 했지만 메인공이 워낙 절륜공이라 그런가 보다

했음 ㅋㅋㅋㅋㅋ

 

*가장 중요한 건 정말 어휘력이 좋으신 작가임. 교정도 작가님이 보신 건지, 출판사가 봐준건지 모르겠으나,

여태 읽은 비엘 소설 중에서 가장 오타도 적고 문맥도 자연스럽고 접속부사의 활용도 매끄러운,

손에 꼽을 만한 매우 잘 쓴 소설이었음.*

 

'이공본풀이' 라는 제주도 민담을 바탕으로 썼다 함.(덕분에 잼있는 민담 알았음.) 왜 주인공들 이름이 죄다 특이하나 했더니만 제주도쪽이라 특이했나 봄. 바탕만 그러할 뿐, 그밖의 메인 설정과 이야기는 많이 다름. 그래도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민담, 미신,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들의 소재뿐 아니라 분위기와 

전개를 따르고 있다고 보면 됨. 그래서 한편으론 좀 유치한 맛이 있음. 하지만 나는 뭔가 본격적인 이런 장르에 매우

만족하며 읽었음.

 

메인공 염라대왕(얀)이 거의 첫눈에 메인수 신산만산 할락궁이(궁이)(첨에 외우기 어려웠음 ㅋㅋㅋ)한테 반해버리는 설정이나, 염라의 계락과 도움으로(ㅋ) 궁이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전래동화 마냥 '운'과 '미신'적인 요소가 많아서 여타 다른 독자들 중엔 그런 부분에 위화감을 느끼는 분들이 꽤 있었음.

 

나는 개인적으론 이상하게ㅋ 오히려 그런 부분이 맘에 들었음. 

궁이 캐릭터가 마냥 우울한 것은 아니고, 나름 본인이 헤쳐나가기 위해 전력을 다하기도 하고 염라와 있을때는(특히 잠자리에서ㅋ) 거리낌없이 직설적인 화법도 곧잘 사용할 줄도 알고. 염라나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뭐랄까 '운도 능력이다' 랄까.ㅋㅋㅋㅋ 애초에 궁이 인생이 평탄치 않기에, 궁이가 나중에 받는 도움이나 상황들이 

과정에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음. 맹인 설정이고, 맹인이 된 과정도 원강암이(궁이의 엄마)가 임신한 상태로 겁간을 당하는 바람에 그리 된 것이고, 태어나 자란 곳에서도 노비로 먹이사슬 중에도 가장 약한 존재로 주변의 괴롭힘을 당했으니. 

 

염라대왕은 우리가 아는 그 염라대왕 맞음ㅋㅋ 앞서 말했듯 육아물 같다고 느끼는게, 극중 염라 나이는 200살이고 궁이는 18살로 나옴.(몇 년 지나는 얘기까지 나오니 20살까지는 나오는 듯) 그러니 염라의 입장에서 궁이가 진짜 어린사슴일 수 밖에 없겠다 싶었음. 18살이라도 영양실조에 가까운 궁이의 생활을 빗대어 보면 염라와 차이가 날 수밖에.

그래도 나중에 키랑 체격이 좋아져서 컸다는 대목이 있긴 함 ㅋㅋㅋ

 

소설은 소소한 일부터, 염라로 인해(계략을 꾸민건데 그것땜에 더 힘들어지는 아이러니ㅋ) 굴림수가 되어버리는 궁이의 생존기(ㅋ)까지 촘촘히 잘 짜여져 있음. 물론 염라의 궁이에 대한 헌신적 사랑이 달달하고, 달다 못해 염병첨병 할 정도이기도 함.ㅋ 특히 작가 특유의 미사여구가 무척 놀라움.

 

비엘씬에서 조차 몽글몽글하고, 야한 부분도 다채로운 형용사와 부사를 이용해 표현하였는데, 그런 부분은 이 작가가 아니면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스타일이 있었음. 아마 누군가에겐 간질간질하다 못해 유치할 정도일 것이고, 나같은 사람에겐 그저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싶은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음.

 

모아이 작가님과는 결이 다른 달고 포근하고 따뜻한 필력이랄까.

 

게다가 씬들이..워후~ 난 솔직히 워낙 전래동화 같고 힐링물이라 씬은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참 야했음 ㅋㅋㅋ

특히 염라가 절륜공이라 아주 애를, 아니 궁이를 잡아먹음ㅋ 가만히 안고있질 않음. 잠자리에서 어찌나 괴롭히는지 ㅋㅋㅋ그런데 궁이도 만만찮아서 그 와중에 염라를 본능의 세계로 자꾸 이끔ㅋㅋㅋ 둘이 찰떡궁합이긴 함. 표현도 직설적인 묘사들이 섞여있는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음. 

 

리뷰중, 외전 중 '주정꾼 할락궁이' 란 에피가 맘에 들지 않았다, 이상했다, 궁이 맘에 안든다 라는 평이 몇 개 보여,

읽기 전에 궁이가 술만 먹으면 난봉꾼이 되나? 싶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전혀 아니었음.ㅎ

왜 싫으셨을까..... 

나는 귀엽던데. 궁이가. 뭐, 애정의 차이일까.ㅎ

게다가 술먹었더니 더 적극적이고 음탕해져서 ...누가? 궁이가. 그걸 받아들이고 해소하는(ㅋ) 염라가 넘나 좋은 것.

므훗. 술먹고 주정 부리는 거 더 많았으면 좋겠음.(네?)ㅋㅋㅋ

 

민담이나 전래동화 같은 스토리 라인 좋아하시거나 힐링물인데 씬이 야하고, 메인공이 메인수를 무릎에 앉히고 

어화둥둥(진짜 첨부터 끝까지 어화둥둥함ㅋ)하는 소설 읽고 싶으시면 추천. 혹은 피폐한 하드코어물로 쩔어

본인의 쓰레기성을 재활용하고 싶은신 분께도 추천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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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 얘기.

 

 

내가 이런 스타일을 다른 작품에서 읽었단 말이지.

최근에 읽은 '오르카 맨션' 이 그것. 연재분이라 최근분까지 다 읽고 난 후, 다른 피폐물 읽다 저승꽃감관을 읽은 건데, 읽은면서 드는 생각이 '같은 작가 아니야?' 라는 거였음.

 

비엘 소설이 워낙 비슷한 소재, 주제, 설정, 장르 등등 많긴 하나 그래도 비슷한 걸 읽었다 해서

같은 작가라고 생각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음.

아무리 그래도, 작가들 특유의 스타일들이 있긴 마련임. 그래서 설정이나 소재가 겹치거나, 그에 따른 전개 방식이 좀 비슷한다, 베꼈나? 싶은 경우는 있긴 했었음. 그러나 이번 경우에 다름.

 

씬도 그렇고, 극중 캐릭터들의 (주조연 모두) 감정이나 상황을 서술하기 위해 사용하는 형용사와 부사를 활용한 표현력, 어휘력들이 너무나 흡사한 기분. 

그냥 흡사한 게 아니라 진짜 같은 작가 같은데 싶었음. 그만큼 나에겐 독특한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작가로 분류가 되기에.

 

둘다 작가 필명은 다름. 저승꽃감관 연재시기와 오르카 맨션 연재 시기를 보면 겹치지도 않고,

저승 외전 나온 시기를 따져봐도 오르카 연재를 하기에 무리가 없는 일정으로 보이니...

(저승 최근 외전이 6월과 7월에 나왔는데 모두 한꺼번에 다 올라옴. 미리 한편을 다 써놓고 올리신 거니 오르카 연재와 겹치더라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진 않음.)

 

이거 뭐, 이미 나는 '두 작품 작가가 같은 사람이다. 필명이 다를뿐' 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ㅋㅋㅋㅋㅋㅋ

 

진짜 만에하나 두분이 다른 작가분이라면 이건 좀.... 꺼림칙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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