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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엘 리뷰

수라악도 - 파사

by 캐롤의법칙 202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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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이미지

드디어 읽었다. 

도원향가 최고의 서브공! 희치! ㅋㅋㅋㅋ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도원향가와는 같은 세계를 공유만 할 뿐

이름만 같은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일단 이 소설은 그닥 친절하지 않다. ㅋㅋ 사건 전개와 상황 설명이 오로지 1인칭으로만 전개되고 심지어

주인공들의 감정선 위주로 상황 설명이 되다 보니 객관성과 개연성이 많이 떨어져 있다. 그렇다고 막 쓴

소설도 아닐 뿐더라 오히려 잘 쓴 글에 속하는 편이다.

 

 

혹시라도 희치 때문에 수라악도를 읽을까 고민하다 리디 리뷰를 보고 절망에 사로잡혀ㅋㅋㅋ

포기하셨던 분들이라면 제가 기꺼이 스포를 다 적어놓을 테니 ㅋㅋ 흥미가 생기시면 한 번 도전해 보심이

어떻실는지요? ㅎㅎㅎㅎ

 

총 2권이며 두 권을 다 읽어야 얼추 완벽하게(ㅋ) 이해가 되는 소설이다. 

타임워프와 도플갱어, 주술, 미신 같은 소재가 나름 중요한 소재이다. 왜냐면 이걸 모르면 더욱 의문점만

많아지기에.

 

1권은 정위현(메인수)의 이야기이다. 위현의 시점과 감정으로 끝가지 이어진다. 심지어 위현의 모습은

우리가 도원향가 희치 에피 '수라도'에서 봤던 모습과는 첨예하게 다르다. 일단 여기서부터 의문이...ㅋㅋㅋ

 

쉽게 얘기하자면 1권은 미치광이 위현이 되기 전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 정위현 앞에 

처음 보는 '희치(메인공=미래희치)'가 등장한다. 이 부분부터 헷갈리기 시작할 거다. 희치가 하는 행동, 감정들이 모두 

정위현은 너무 뜬금없는 것. 왜냐면 미치광이가 되기 전 위현은 희치를 애초에 모르므로.

 

일단 어째서 정위현은 모르며 희치는 모든 걸 다 안다는 듯 행동할까?라는 의문점에 읽을수록 답답함은 쌓여갈 것이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일종의 타임워프를 한 것이다. 우리 희치님께서! ㅋㅋㅋ

근데 이 내용이 2권 후반부쯤 되야 나온다. 돌궐 족 주술사인 혁래야란 인물이 희치에게 씌운(?) 주술로

희치는 과거의 정위현을 보러 가게 된 거고, 수라악대에서 아직 미치광이가 되기 전 순수한(ㅠ) 위현을 냅다 납치(ㅋㅋㅋ)하게 되는 거였다.

 

그럼 왜 희치는 과거로 간 것일까?

 

그 이유가 2권부터 등장. 2권의 내용은 도원향가의 희치 에피 '수라도'를 토대로 한다. 

미치광이 위현을 만나는 부분과 희치의 가족이 몰살당하고 고문당하는 내용이 추가되어 1권에 비해 잔인하고 가학적인

내용이 상당하다. 어쨌든 도원향가를 읽었던 독자라면, 위현에 대한 희치의 감정은 쉽게 이해하며 읽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독자라면 잔인성과 피폐성이 좀 더 부각되어 감정 흐름을 따르기에 벅차지 않을까 싶기도.

 

암튼, 알다시피 위현은 자살하고 희치는 괴로움에 떨다 주술사에게 찾아가 부탁한다. 사실 그 주술사는 희치가 죽여할 

오랑캐였으나, 희치와 잠시 연을 맺었던 돌궐 족 여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려준 것이었다. 

 

주술사는 일단 목숨을 살려준 값+ 동족을 죽인 원수에 대한 복수심을 담아 희치를 도와준다. 그리고 아무리 과거로 

가더라도 결국 비극의 시간을 멈출 수는 없을 거라고도.

그 말처럼, 과거로 간 희치(미래의 희치가 되겠군)가 있다면, 그 과거에 살던 다른 '희치'(=과거희치) 또한 존재. 그리고 '영선' 역시 양쪽 세계 모두 존재한 채로 그들 앞에 나타나게 됨. 여기서 중요한 건, 미래에서 온 '희치'는 이 세계에 있는 또 다른 자신

'희치'의 존재를 알긴 하나, 과거의 위현은 그걸 모른다는 것. 

 

그래서 결국 이 과정에서 위현이 큰 오해와 착각을 하게 되고, 희치의 세계를 무너뜨림. 과거 희치는 갑작스레 가족을

잃게 되고 복수심에 위현을 데꼬 감. 근데, 이상함. 난 위현을 모르는데 위현은 날 무진장 애틋하고 사랑하는 얼굴이거든.

그런 위현에게 과거 희치는 복수와 증오심으로 미래 수라악대 정위현이 했던 것과 같은 폭력과 강압, 심리적 지배로

그를 통제한다.

 

미래에서 온 희치가 위현에게 다정하게 대했던 것에 익숙했던 터라, 위현을 모르는 희치의 행동에 위현은 혼란스러워 하지만 제가 과거 희치의 가족을 몰살하고 그동안 잘못한 것에 대한 처벌처럼 여기면서, 과거 희치가 행하는 폭력성에

'사랑'을 담아 길들여 짐.

 

과거 희치는 위현에게 가장 큰 만족감과 행복, 심리적 우위를 점한채 자결함. 마치 모든 행동과 결과가 미래의 정위현이 미래의 희치에게 했던 방식과 똑같다고 느껴질 정도. 

 

미래의 희치는 다시 위현을 찾게되지만, 어차피 두 명의 희치를 한 명으로 생각하는 과거의 위현은 길들여진 자신을

오롯이 희치에게 의지하게 됨.

 

-

쉬울수도 있는 플롯을 참 어렵게 쓰긴 쓰셨음 ㅋㅋㅋㅋ 과거 희치의 이야기는 외전으로도 설명되어 있음.

근데 난 좀 과거 희치의 감정선 부분은 애매했음. 복수와 증오심 때문이면 죽여야지, 왜 위현을 데꼬 도망감?ㅋㅋㅋ

갑작스럽긴 했지. 과거 희치는 애초에 위현과 마주친 적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래서 희치가 위현에게 고통을 가하면서도

마지막 혼란스러워했던 감정을 보면서 그냥 운명인 건가- 그런 얘길 하는 건가 싶었음.

 

미래에서 온 희치나 과거 희치는 마주친 적이 없고 결국엔 원래 세계의 희치가 죽는데, 이런 설정은

약간 도플갱어 같았음. 물론 작가님의 주된 의도는 아닌 것 같고ㅋ

 

위현에게 가해지는 폭력성과 심리적 지배, 가학성으로 이어지는 애증의 관계, 애정의 확인 등 오묘하게 미래의 희치에게

행해졌던 행동과 이어져 평행이론 같다는 생각도 했음.

 

-

영선=남준도 나옴. 도원향가와 같이 친우로 나오는데 과거와 미래에서의 상황이 조금 다름. 미래에선 도원향가처럼 

친우였고, 과거에선 서로가 잘 모름. 게다가 미래에서 온 희치가...영선이 죽임...ㅠㅠ 

 

결과적으로 희치는 그가 원했던 대로, 위현만을 자신에게 남기게 됨. 위현 역시 희치에게 완전히 길들여진 상태...이나,

조금 서글픈 건, 위현이 길들여진 상대가 과거 희치쪽에 더 강한 점 때문임. 물론 그에겐 둘 다 같은 희치겠지만.

 

-

생각보다 내 감정이 피폐함이 덜 했음 .ㅋㅋㅋㅋ 홍염보다 덜 했음 ㅋㅋㅋㅋㅋ

첨부터 끝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얽혀있어, 미래를 바꾸려야 바꿀 수 없는 비극적인 운명이란 것.- 이란 것이

내 결론임.ㅋ  리디에도 썼지만 컬트무비 같았음.

 

최근 읽었던 비엘들이 글이라고 하기엔 어설픈 문맥과 문장력에 약간 지루해졌던 타이밍이라 그런지, 어렵게 쓴 듯 하나 독특함과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유지한 글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희치의 밝은 모습도 좀...영선이랑 엮이면 더 좋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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