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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시작을 '시작' 해야 하는 의미

by 캐롤의법칙 2019.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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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잘 못 잤다. 잠이 빨리 든 것 같기는 한데 중간에 깬 듯 하고, 꿈도 계속 꿔서

깊은 잠은 못 잤다. 며칠 째 이러니 눈이 좀 충혈되고 뻐근하네...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고

있지만 그래도 피로가 온다. 잘 때 눈뜨거 같진 않은데, 깊은 수면이 못 되니

꿈꾸면서 눈알을 계속 움직여 피곤한 거 같다.

 

화장실은 잘 갔다 왔다. 좀 더 누워있을 수 있었지만, 불안감에 그냥 일찍 일어나서

좌욕을 한 번 하고 배 마사지를 해줬다. 오늘은 15분 정도 걸렸다.

전엔 얼마나 걸렸는지 재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앞으로는 시간을 재볼 생각이다.

어제에 비한다면 변의 양도 굵기도 괜찮았는데, 어제보다 아랫배가 묵직한 느낌이었다.

희한하다. 왜 그랬지...먹는 거에 따라 다른 건가. 어제도 별 다른 건 없었는데.

뭐 병원에서 이런 게 체질 같다고 하니 (내시경 이상없고 치질 수술 때문도 이젠 아니라니)

그러려니 하련다. 생각해보면 수술 전에도 뭐...언제나 예민했으니까.

무엇보다 마음가짐이겠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전내내 마음이 불안해서 힘들었다.

엄마가 있으니 집에선 겉으론 표내지 않으려 애쓰니 더 힘들었다.

그래서 아침 먹고 일찍 공원가서 몇 바퀴 걸었다. 오전에는 비가 안 와서 괜찮았다.

점심 먹고 나서도 진정이 좀 안 되는 거 같아 다시 나갔다.

 

성당을 갔다가 도서관에 갈 생각으로 다시 좀 걸었다. 

어제도 길게 썼지만 이 불안과 우울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며 성당에서 기도를 했다.

나가기 전 우울에 관한 책을 좀 읽었는데, 그 책에 이리 적혀 있더라.

우울 치료에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모든 걸 관두고 휴식을 취하란다.

그리고 스스로의 기준을 50%정도로 낮추란다. 우울증이 오는 사람은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대부분 본인의 생각보다 성취나 인정이 낮으면 그로 인해 우울증이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나의 경우 여기에 해당되는 거 같고. 그리고 휴식.

 

물론 나는 지금 일도 안 하고 시간이 많다. 그런데도 휴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힘들기만 하다. 그럼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선 '장소'를 옮기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집에 오기가 싫은 거다. 집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불안해진다.

지금 이 '내 공간'이 너무나 싫고 혼란하다. 그런데 이사를 할 수도 없고, 멀리 장기간 나갈 수도

없다. 그러니 계속 할 일이 딱히 없는데도 밖으로 나가는 거다. 그렇다고 밖에서 별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기껏 할 수 있는 건 걷는 것 뿐이다.

 

그래서 찾은 게 성당이다. 다행히 동네에 작은 성당이 있다.

전에도 얘기한 거 같은데, 아무도 없는 성당 안에 혼자 앉아있는 것 만큼 맘이 편해지는 건

없다, 현재로선. 누구에게 향하는 건질 모를 기도를 하며 숨을 쉰다.

소망도 빈다. 수술한 거 이상없이 잘 낫게 해달라고, 잠을 잘 잘 수 있게, 이런 불안함과 우울을

극복하고 버릴 수 있게, 나를 강하게 만들 수 있게 도와달라고. 

 

어쨌든 나는 지금 무언가 '의지' 할 게 필요하다. 전에 사주 본 사람이 말했듯이.

그 대상이 사람이든 대상이든 간에 말이다.

 

성당 관리소에 가서 미사와 신규 신자모집을 물어봤다. 

나도 확실하지 않다. 내가 정말 신자가 될 건지, 미사를 계속 참석할 수 있을지.

어쩌면 중간에 하다가 관둘 수도 있고, 미사 좀 참석하다가 관둘 수도 있다.

단지 '의지' 할 게 필요하다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 그게 '신' 이든 '사람' 이든, 그저 '공간' 이든 말이다.

일단 '성당' 이라는 공간이 나에겐 '의지' 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거 같다.

여기에 '사람' 이나 '신'도 포함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예전부터 성경 공부는 해보고 싶었다.

나는 종교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싫어할 뿐.

 

성경 공부도 신을 알아야 겠다라기 보단 '역사' 에 더 관심이 있다고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솔직히 미사나 기도 내용을 보면 썩 내키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나쁜 것도 아니고,

내가 조금 맘을 열면 어느 정도는 받아 들일 수 있을 거 같기도 하다.

여기에 맘을 조금 열면 사람에게도 맘을 조금 열 수 있고, 내 자신에게도 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조금 걸어볼까......

 

미사 관련 질문을 하면서 얘기하는데 오랜만에 보는 친절함들..ㅎㅎㅎ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성당은 교회보단 그리 달려들진(?) 않아서.

 

아마도 이 불안과 우울은 수술 회복과 맞먹을 거 같다.

다른 여러 문제들 보다 여기에 내가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맞고, 하지만 이건 정말

기다림과 관리 밖에 없기에...

 

나는 지금 다시 '시작' 을 '시작' 해야 하는 거다.

기다림을 '시작' 해야 하고 새로운 것도 '시작' 해야 한다. 

기다림의 '시작' 뿐 아니라 '과정' '결과' 도 모르고 예상도 안 된다.

인생이란 다 그렇듯 현재 문제 없다면 그건 '문제 없다' 는 거다. 그런거다.

그러니 '문제없음'을 붙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새로운 것을 '시작' 하면 되는 거다. 그게 무엇이든 '의지' 할 것을 찾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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