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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우는 것

by 캐롤의법칙 2019.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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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잠들지는 못 했지만 2시 전에는 잠에 든 거 같다.

그리고 7시가 좀 넘어 깬 듯.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머리는 아프지 않았지만, 눈은 여전히 피로했다.

숙면을 취한 건 지는 모르겠다.

 

한약을 다 먹었다. 유산균도 같이 먹고 있긴 한데, 한약 없이 얼마나 장 활동이 좋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한 재 더 먹어 볼 생각이다.

 

잠들기 전 아무래도 긴장감이 쉬이 가시질 않는 것 같아 전에 사다 두었던,

수면유도제(감태 추출물)를 한알씩 먹고 있다.

처음에는 몸이 이완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계속 먹은 것도 아니고 한 두번 먹다 최근 다시 먹어보는 중인데 오히려 현재 이완되는 효과가 

없는 듯 느껴진다.

 

상담을 받으러 갔다 왔다. 

내 과거의 이야기를 했다. 아주 어릴 적 가정환경부터 언니가 죽은 순간까지.

5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자세히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중요한 건 다 이야기

한 것 같다. 그리고 역시나 상담을 하면서 울었다.

울음을 참고 싶으냐, 울고 싶으냐 물었는데, 울어야 한다 라고 대답했다. 그래도 참느라 잘 울지는 

못 했다. 울어야 하지만, 울면 말하기가 힘드니까.

 

어린 시절 얘기는 이제 오래 되었으니 별로 슬프거나 울음이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언니 이야기를 하면서는 속에서 북받쳐서 울음이 나왔다. 

 

'가족' 이란 존재는 나에겐 짐이었고 괴로움이었고 외로움의 대상이다. 

그걸 너무나 잘 알기에, 나는 가족에게 기대하는 점이 없다. 그저 별일 없이-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나에게 스트레스 주지 말고 별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가족은 항상 나에게 스트레스였다. 모든 문제는 그들에게 시작되어 내가 뒤집어쓰는 형국이었다.

내가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 된 건 아니다. 것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모조리 내가 뒤집어 써야 했다는 거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아무리 얘기하고 울어도 나에 대해 알려고도, 이해하지도 못 했다.

 

그렇다 한들 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 한 건, 결국 최근 내 인생에 남은 최대의 아픔이 

된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마다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모두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타의에 의한 선택, 강요였음이 

나를 더욱 고립되게 만들었던 거 같다.

 

지금도 내 가족은 내가 뭐가 힘들며, 뭘 못 하고 살았는지 모를 거고 이해 못 할 거다.

나 또한 그에게(엄마) 지지부진한 설명을 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이제- 그저 이렇게 가면 되는 거니까.

 

과거의 일이 현재 내 상태의 원인인 건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나면 풀릴 수 있는건지, 얘기했으니 이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재워두면 되는 건지.

 

속이 풀리는 건지 어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얘기는 했어야 했다. 해야 했다.

나 역시 사람이고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위로를 받아 본 적도

이해를 받아 본 적도 없다. 그런 사람은 없다고 스스로 몰아세운 것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도

찾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날 모르는 제 3자에게 얘기하는 것. 그리고 이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사실은 가장 단순하고

간결하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래서 상담사를 찾고 모르는 사람에게 

내 처지를 하소연 하고 싶어지나 보다.

 

감정적으로 위로 받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지친 나와 문제를, 단순하게 보일 수 있게 해주는 사람.

 

과연 있을까.

 

나는 괜찮다.- 라고 얘기하는 게 복잡함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괜찮다 라는 말은 그냥 괜찮다 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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